기업의 성공하는 인수합병(M&A) 上 - 오해와 이해

기사입력 2020.03.02. 오후 5:31


 

최근 들어 기업들의 매각 및 인수 문의가 집중되고 있다. 사유들은 제각각이지만 기업 경영활동에서 이제 M&A전략이 중요한 경영전략 중 하나임을 알려주는 신호일 것이다.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2019년 1년간 한국 M&A시장에서 총 1,509건, 약 741억 달러(약 90조원)의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집계되었다. 2019년 4분기만 치면 총 469건, 약 285억 달러(약 34조원)의 거래가 기록되어 전년 동기 대비 거래건수 기준 22.8% 증가, 거래규모 기준 27.4% 증가했다.

M&A란 거래이다. 즉, 최종 목적은 거래의 성사이다. M&A라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 안에 많은 단계가 있다. 각 단계는 다음 단계로 진행되기 위한 중간지점이기 때문에 어느 한 단계에 매몰되면 그 거래는 중간에 멈춰버릴 위험이 매우 크다. 즉, 기업의 M&A를 막연한 생각으로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시작부터 소위 '대박'을 꿈꾸며 진행하여서는 안되고, 내부나 외부의 전문가와 함께 철저한 계산과 전략을 세우고 진행하여야 하는 것이 어느 한 기업의 일생일대 최대 프로젝트인 M&A에 임하는 자세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1960년대부터 폭발적인 산업발전을 이루어 온 나라이지만 기업을 사고파는 M&A가 본격화 된 시기는 1990년대 후반부터이다. 이 시기는 IMF라는 특수 상황이 있었고, 거래의 주체는 대부분 대기업들이었다. 중소기업이 본격적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대 들어 증권거래법, 회계, 세제 등 제도적 환경이 정비됨에 따라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 이후이며 2020년 오늘 보았을 때 약 10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과 경험으로 인해 중소기업 M&A는 한국에서 생각보다 어려운 프로젝트로 인식되고 있다. 아직 대한민국에서의 중소기업 매각 확률은 매우 낮으며, 거래 금액 역시 예상보다 적다. 그 이유는 수없이 많겠지만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3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한경경영지원단 M&A센터 박문식센터장
 

첫째, 중소기업의 M&A는 대기업, 상장기업의 거래보다 정보의 비대칭이 매우 심하다. 혹자는 말한다. “중소기업의 M&A거래는 매물로 나온 기업의 회계자료를 믿을 수 있는 기업이 단 한 군데도 없다.”

하지만 필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기업을 매각하는 그 기업의 오너가 과연 처음부터 본인이 소유한 회사를 M&A전략하에 창업하거나 운영하였을까. 많은 기업이 그러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음이 당연하다. 그러하기에 M&A진행에 앞서 대한민국의 회계와 세무의 기준을 이해하고 이 비대칭정보를 미리 체크하면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거래 당사자 간 협상하고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

둘째는 엄청난 액수로 매각되는 꿈을 꾸거나, 거의 돈을 들이지 않고 헐값에 인수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는 첫 번째 문제와도 결부되는 것인데, 매도를 시도하는 많은 중소기업이 자신의 몸값을 어느 정도로 책정하면 되는지 알지 못하고 단순히 희망금액 만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그러한 이유로 인수자는 검토하는 매물에 가격거품이 있을 것이란 선입견을 제거하지 못한 상태에서 M&A가 시작된다. 거래 주체인 당사자가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러한 M&A진행은 아직 많은 기업이 구사하는 방법이고, 이러한 방법 혹은 선입견이 존재하는 이상 대한민국의 M&A는 계속 어려울 것이다.

셋째는 ‘거래에 대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시도하는 것이다. M&A거래는 사고파는 계약서에 도장만 날인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경영권을 사고파는 거래가 종료되면 반드시 따라오는 것이 관계 당국에 대한 신고이며, 자금 흐름부터 거래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조사받게 된다. 여기에서 탈세 등 불법이 의심되는 사항이 있다면 당연히 처벌이 뒤따른다. 또한 매각 측과 인수 측의 경영진, 즉 임원은 관련된 업무에 대한 정당한 관리책임 의무를 가진다. 만약 임원이 해당 거래에 있어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였다면 처벌의 대상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이제는 대한민국도 적대적인수라는 경영권 분쟁사항에 자유롭지 못한 나라가 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주주와 기업의 이익에 부합되는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경영진의 의무이다. 하지만 M&A거래에 있어 이사의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지배주주나 경영권자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할 경우, 그 이사들이 어떠한 기준으로 대처하여야 하는지 그들 개인적으로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다. 즉 민사적인 손해배상 책임뿐만 아니라 형사적인 책임, 즉 배임문제까지 결여될 수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한국은 2019년 기준 전 세계 205개국 중 GDP 규모가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다. 글로벌 M&A시장에서 '대한민국의 M&A시장은 공정하다'라는 시각으로만 인정된다면, 해외 어느 나라보다 활발한 M&A가 일어날 시장은 한국기업들의 시장일 것이다. 국내 기업 간의 거래인 Domestic M&A도 활발해지겠지만 해외 기업들과의 Cross-border M&A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Cross-border M&A가 활발해 진다면 아무래도 일반적인 국내 기업 간 거래보다 더 높은 인수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이 M&A를 진행하기 전에 알아야 할 이해와 오해에 대하여 서술하였으니, 다음(下편)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과 그에 대한 대표적인 성공 요소 5가지 공통점을 공개할 예정이다. 부디 쉽지 않은 M&A를 시도하는 기업들에 좋은 기본전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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